interview

“30년 전에는 겨울 최저 수온이 13도까지 내려갔는데 최근에는 15도가 최저 수온입니다.
바닷 속의 1도는 육상과 비교하면 10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20도 차이가 난다는 건데,
생물상이 상당히 변해가고 있는 것을 바닷속에 갈 때마다 보고 느끼죠.”

김병일 / 다이버

과거에는 감태와 모자반 같은 해조류가 풍성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거품돌산호로 뒤덮여 있다.

거품돌산호

아열대 해역에 사는 돌산호류.
과거에는 제주에서 볼 수 없었지만
최근 암반을 뒤덮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산호와 점점 줄어드는 감태

연산호 및 감태 점유율 변화(수심 10~15미터 기준, 자료 : 제주대 박상율, 상지대 이혁제 교수)

  • 산호: 2002년 2.5%
  • 산호: 2015년 16.7%
  • 감태: 2020년 67.5%
  • 감태: 2015년 4.2%

제주 해역의 10~15미터 수심에서는 지난 10년 간 산호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반면, 경쟁에서 밀린 감태 등의 해조류는 급속도로 줄고 있다.

문섬, 다이버들의 천국

다이버들의 성지가 된 서귀포 앞바다의 문섬.
섬 아래에는 열대바다에서나 볼 수 있는 산호들이 화려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수십년 전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바닷속 풍경이다.
제주 바다가 아열대 생태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오랫동안 제주 바다를 지켜본 다이버들은 이렇게 화려해진 바다가 두렵다.
바다가 곧 삶의 터전인 해녀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고 말한다.

뜨거워지는 제주 바다

남해(제주도 포함) 해수면온도 변화

  • 1968년 17.9℃
  • 2019년 19.4℃
  • +1.5℃

지난 50년 간 남해안(제주 포함)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5도가량 상승했다.
전세계 평균 수온 상승폭(0.5도)의 3배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바다가 뜨거워지고 있다.

과거엔 거의 볼 수 없었던
아열대 물고기와 산호들이 폭발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Red soft coral

바다맨드라미류 군락과 파랑돔

바다의 꽃으로 불리는 연산호.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제주 연안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파랑돔은 아열대 어종으로 최근 제주 바다에서 흔하게 관찰된다

Amphiprion xanthurus

흰동가리돔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으로 아열대성 어종이다.
1983년 제주 섶섬에서 첫 발견된 이후 점점 많이 관찰되고 있다.

luna lion fish

쏠배감펭

아열대 어종으로 산호초 주변에서 단독생활을 하며,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는다.
등지느러미 가시에는 맹독이 있다.

Spinose giant sea anemone

가시수지맨드라미

제주도 연안에서 개체 수가 급증하고 있는 연산호류.
1년에 50cm까지 자란다.

interview

“굉장히 화려해지고 물고기도 많이 늘었지만,
과연 이게 계속 유지가 되고 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알 수가 없거든요.
앞으로 열대바다같이 자연스럽게 변할지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싹 다 없어져 버린다던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죠”

이선명 / 다이버

사라져가는 바다숲

해조류로 조성된 바다 숲은 해양생물들의 보금자리이자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탄소를 감소시키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주바다에만 410여 종의 해조류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산호류들이 해조류들의 서식지를 잠식하고 있다.
해조류를 먹고 자라는 전복, 소라 등 패류들의 개체 수도 빠르게 줄면서
제주 해녀들에게는 재앙이 되고 있다.

살아있는 바다에서 죽은 바다로

모자반에서부터 감태까지 해조류가 풍부했던 바다숲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거품돌산호 등 특정 종이 뒤덮는 현상이 제주 바다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해조류를 먹고 살던 소라, 전복 등의 종도 사라지면서 바다는 황폐화된다.

before 해조류가 풍부했던 바다숲
after 아열대 외래종이 점령한 바다

기후재앙,
해녀들이 사라진다

기후변화로 제주 해녀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패류의 먹이인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덩달아 전복과 소라 생산량도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해녀들에게 기후변화는 눈앞에 닥친 재앙인 셈이다.

interview

“제가 해녀를 배울 때 쯤에는요, 황홀할 정도로 살아있는 바다였어요.
모든 게 풍성하게 나있었으니까요.
낭떠러지 같은 바다 변화가 10년 안에 일어났어요.
지금은 바다에 가면 소라와 전복을 못 보겠어요.
해산물이 전처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바다가 아니구나.”

김영남 / 가파도 해녀